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 발음하기도 한번에 외우기도 어렵다. 어떤 지도일까? 천상이라는 단어와 표지가 힌트인데, 바로 별자리 지도였다. 아..그런데 한자로는 地圖가 아닌 之圖 네. 천상열차분야지도 는 1395년 조선의 별자리 지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 가 완성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인데, 소년이 밤하늘의 별자리를 바라보는 표지가 어떻게 보면 낭만적인 분위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관건은 바로 별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즉 그냥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관측하는 것이었다. 현미경도 없이 그냥 맨눈으로. 천덕꾸러기 고아인 개밥바라기는 시력이 남달리 뛰어난 시력을 갖고 있다. 그는 그 시력을 활용해 멀리 있는 물고기떼를 어부에게 알려주는 것으로 먹고자는 것을 해결하는데, 어느날 그 능력을 높이 산 어느 노인이 찾아와 별자리를 관찰하는 일을 하게 된다.이 노인은 고려에서 기상관측을 담당했던 서운관 관리였는데, 조선에서 관직을 마다하고 별을 관측하며 은거하는 중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별자리 지도를 만들고자 했던 조정에서는 사람을 보내 노인에게 서운관 관직을 제수하자, 몇번을 거절하다 백성을 위해 별자리 지도를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승락을 하게 된다. 그리고 샛별이도 서운관 관리로 채용하는데... 이 작품의 배경은 조선이 개국한지 얼마지나지 않아 국가의 기틀이 채 완성되지 않은 시기인데, 이 작품을 더욱 깊게 이해하려면 당시의 시대적 사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당시 별자리 지도는 단순히 지도의 의미만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조선은 하늘 을 중시해, 기상변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하늘을 관측하는 천문학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 속에서는 샛별이 관측하는 것을 방해하고 음해하는 관리가 등장하는데, 그 배후에는 명나라가 있었다. 당시 조선은 별자리지도와 역법을 명에 의존하고 있던 차였기에, 별자리 지도와 역법을 스스로 제작한다는 것은 곧 명에 대한 의존과 영향력에서 그만큼 벗어난다는 의미였던 것이다.조선에서 별자리 지도 자체 제작에 나선 것은 중국의 그것과 조선의 별자리에서 생기는 오차때문이었으으니, 오랜시간 관측을 통해서 데이터를 확보하고 수학적인 계산을 거치는 것, 그만큼 정교하교 과학적인 것이 바로 별자리 지도였다. 어린이 대상의 소설로 인물이나 큰 사건이 아닌 도를 소재로 삼았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 별자리 지도가 만들어지기까지, 물론 별자리만 관측한 것은 아니었고, 일식이나 혜성도 관찰하면서 언제 나타나는지 예측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다. 읽으면서 궁금해진 것은 샛별의 시력은 얼마나 됐을까. 시력 검사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일기도 했다. 현란한 불빛이 많은 도시에서는 제대로 별 한번 보기 힘들지만, 조선시대에는 쏟아지듯 별이 많았겠지.당시 천문학의 발달 수준과 연구하는 방법이나 연구환경은 오늘날과는 분명 달랐다. 지금처럼 측량할 수 있는 기구나학문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 천문학은 인내하면서 일일히 눈으로 관측하며 하늘을 관찰하고 연구했던 노력과 인내의 결과였던 것이다. 그 지난한 과정을 겪은 뒤 지도를 완성했을 때 얼마나 감격스러웠고 가슴이 벅찼을까.
조선의 밤하늘을 담은 천상열차분야지도 조선의 밤하늘을 새기다, 천상열차분야지도 는 우리나라 만 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소재로, 개밥바라기라고 놀림을 받던 샛별이가 류방택 할아버지와 조선의 별자리 지도를 만드는 모습을 담고 있다. 천자의 나라만이 천문도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명나라는 조선의 별자리 지도 제작을 방해한다. 하지만 조선에서 가장 멀리 보는 샛별이와 고려 최고의 천문학자인 류방택 할아버지는 마침내 조선의 별자리 지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완성하고, 명나라의 위협에도 안전할 수 있고, 백성들을 위해 널리 올바르게 쓰일 수 있도록 돌에 새김으로써 우리나라 천문학의 발달과 류방택 선생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